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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2 18:24 수정 : 2005.04.22 18:24

현대·기아차그룹이 곧 광고회사를 세운다고 한다. 이 일이 주목받는 것은 경영권 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새 광고회사에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 정의선(기아차 사장)씨나 딸 등 일가가 출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광고물량을 몰아주면 금방 대형 회사로 성장한다. 출자한 돈은 몇 배 또는 몇십 배로 튀겨진다. 참여연대는 부와 경영권 편법 승계 의도가 보인다며 주시하고 있다.

사실 현대차그룹의 정의선씨 재산 불려주기는 2000년대 초부터 진행돼 왔다. 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 엠코, 본택 등은 자동차 운송이나 그룹 공사를 독점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연 매출 1조원대로 큰 기업도 있다. 불려진 재력은 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는 밑천이 되고 있다. 그룹의 이익 일부를 사실상 이전받아 그 돈으로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해도 그리 어긋나지 않는다.

재벌의 경영 투명성은 많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경영권 승계 과정은 여전히 황제식 경영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 자산이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사례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요인이다. 경영권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을 나무라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영 능력이 검증된 후손에게 상속·증여세를 당당히 내면서 할 때 정당성을 지닌다.

일본 혼다자동차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가 했듯이 가문의 일원은 경영에서 원천적으로 손떼게 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를 하더라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할 수는 없는지 아쉽다. 후손이 경영 능력이 있다면 무리한 방법까지 쓰며 많은 지분을 넘겨줄 필요도 없지 않을까?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일가는 지분이 1% 정도밖에 안 되지만 지도력을 발휘하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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