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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18 19:34 수정 : 2008.06.18 19:34

사설

보수언론과 보수논객, 집권세력이 일제히 촛불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 언론이 공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들은 촛불집회의 성격이 쇠고기 수입 반대를 벗어나 공영방송 지키기와 대운하 반대 등으로 나아가는 것은 순수성을 잃은 것이라고 연일 트집잡고 있다. 이에 한때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던 이명박 대통령도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촛불 때리기에 가세했다. 그뿐만 아니다. 조갑제씨나 소설가 이문열씨 등은 “반 촛불 의병” 운운하면서 보수세력을 선동하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이들의 논리에서 핵심이자 공통된 것은 촛불집회가 정치집회로 변질됐기에 순수성을 상실했다는 부분이다. 이런 주장은 촛불집회에 대해 기본적으로 오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왜곡한 결과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촛불집회를 촉발시킨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맞지만, 이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이 본질적인 원인이 다. 국민 다수의 뜻을 무시한 채 쇠고기 전면 수입을 강행하고, 대운하를 밀어붙이고, 공영방송을 장악하려고 하는 등의 반민주적이고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행태에 국민이 화가 난 것이었다. 따라서 공영방송 지키기나 대운하와 교육 자율화, 건강보험 민영화 반대는 촛불의 자연스런 진화이자 귀결점이다.

배후설 역시 마찬가지다. 촛불집회에 정치적 배후가 있다고 아직도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음모다. 조직적인 동원이나 배후 조종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 순정”으로 촛불집회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수언론이 인정했던 때가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이렇게 보도가 오락가락하고 그때그때 다르니 많은 시민이 조·중·동을 믿지 못하고 반대하는 것 아닌가.

지금은 극우세력에 촛불에 맞서 궐기하라고 선동할 때가 아니다. 나라를 진정으로 염려하는 책임 있는 보수라면 이명박 정부가 정신 차려서 국민의 뜻을 따르도록 비판하고 질책해야 한다. 그럴 때만 신뢰받는 보수가 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역시 장마에 촛불이 수그러들기만 기다리지 말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맞게 국정운영 기조를 하루빨리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고 꼼수만 부리다간 정말로 헤어나올 수 없는 민심 이반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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