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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24 19:49 수정 : 2008.06.24 19:49

사설

정부가 이번주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고시하겠다고 한다. 국민 다수가 수입 위생조건에 반대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불안해하는데도 밀어붙이는 것은 촛불민심을 짓밟는 오만이다.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병했다는 소식은 미국 소 및 우리 식탁과 무관하지 않아, 정부는 정말 돌다리를 두드리듯 신중해야 한다.

정부는 추가 협상과 후속 조처로 불안감이 해소됐으며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해 고시한다고 한다. 정부 설명대로 합의문에 중대 변화가 있다면 입법고시를 다시 하고 국민여론 수렴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추가 협상 합의문을 공개하지 않고 고시하겠다는 것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 고시가 발효되면 국제법적 효력을 지니기 때문에 고시 이전에 두 나라 통상 장관이 합의한 문서를 공개하는 게 맞다. 언론과 시민단체의 정보공개 청구에도 응하지 않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수입 위생조건의 독소조항은 그대로 둔 채 임시변통으로 얼기설기 꿰맞춘 게 추가 협상과 후속 조처다. 본질은 달라진 게 없으니 고시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한국 ‘품질시스템평가’ 프로그램을 적용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들여오지 않도록 했다지만, 전적으로 민간업자에게 관리를 맡긴 셈이어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 조처에 대해 정부는 ‘한국민의 신뢰가 개선될 때까지’라고 말하고 있으나 미국 쪽은 ‘과도적 조처’로 규정해 불씨가 머지않아 재연될 것이다.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등뼈와 내장은 광우병 위험에도 불구하고 들어오게 돼 불안감이 여전하다. 내장은 수입건별로 세 상자 이상의 포장을 뜯고 회장원위부 포함 여부 등을 검사하겠다고 하는데, 틀어막으면 될 것을 사서 고생하는 꼴이다.

캐나다는 지난해 5월 미국과 함께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받았는데 이번에 또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 수입 위생조건에서, 도축 전 100일 이상 미국에서 사육된 소는 미국 소로 보기 때문에, 수입이 금지된 캐나다산 쇠고기가 미국을 거쳐 들어올 수 있다. 캐나다는 미국과 같은 조건으로 쇠고기 수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여서 이것도 부담이다. 캐나다는 미국보다 강화된 사료 금지 조처를 취하고 있는데도 광우병이 발병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걱정은 이래저래 더 커지게 됐다. 이런 마당에 고시는 분명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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