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6자회담 참가 결단 내려야 |
북한 핵 문제가 고비를 향해 치닫고 있다. 미국 행정부 안에서 6자 회담 회의론이 급속히 번지고, 강경파들 사이에 이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공공연히 거론하는가 하면, 북한은 유엔 안보리 회부와 대북 제재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정면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힘겨루기에 낀 우리 정부도 곤혹스러움을 더해가고 있다. 중국을 통한 북한 설득 작업도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해 한반도 주변 먹구름은 더욱 짙어간다. 북한이 머잖아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일부 미국 언론의 보도나 이른바 ‘6월 위기설’도 막바지 힘겨루기에 골몰하며 전혀 양보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 북한과 미국의 강경한 자세에서 비롯된 것일 터이다.
6자 회담 미국 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 쪽 상대역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고, 노무현 대통령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이종석 국가안보회의 사무차장 등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의 거부로 끝내 6자 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의 대처 방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 문제 전망에 대해 가급적 희망적 기대감을 표현하던 우리 당국자들 입에서 직접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정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가 반대하는 한 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와 대북제재는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핵 문제는 좀체 돌이키기 힘든 악화일로 국면을 맞게 된다. 우리가 북한의 일방적 굴복을 강요하는 미국의 압박 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벼랑끝 전술’이 때로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긴 눈으로 볼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음을 북한은 바로 알아야 한다. 북한의 6자 회담 참가를 다시 촉구하며, 정부가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