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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13 21:19 수정 : 2008.07.13 21:19

사설

안택수 전 한나라당 의원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내정한 것은 뻔뻔한 낙하산 인사다. 정부는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사를 공기업 사장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안 전 의원은 신용보증 관련 업무를 해본 적이 없다. 더구나 그는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개혁 공천’ 대상으로 낙천한 인물이다. 개혁 대상에게 몇 달도 안 돼 개혁을 맡긴 꼴이니 공기업 선진화가 빈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언론계에 이어 금융권에 속속 낙하산이 투하되는 것은 통탄할 일이다.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중차대한 과제다.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금융시장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인물이 소신껏 일해야 금융 공기업 선진화의 걸음마를 뗄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은 치열하고 엄중하다. 안 전 의원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을 봐달라고 하나 그런 정도의 전문성으로는 최소요건에 미달한다. 안 전 의원은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대구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신보 이사장 신청 당시부터 적격성 논란이 있었는데 결국 임명된 걸로 봐서 뒤를 봐주는 큰손이 있으며, 공기업 인사가 힘의 논리에 좌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안 전 의원을 임명 제청한 전광우 금융위원장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금융산업 발전에 확고한 철학이 있다면 아무리 정치권의 로비가 세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부적절한 인사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후보로 제청된 임주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도 주택금융 업무를 맡은 적이 없어 경북 출신이라는 덕을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에 내정된 이수화 전 씨티은행 부행장도 대구 출신으로 정권 실세와 가깝다고 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이팔성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는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로 오랜 지기다.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능력과 관계없이 금융기관장 자리를 줄줄이 차지해서는 금융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낙하산 인사는 태생적 한계로 개혁보다는 정치권 눈치 보기 등 보신에 급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사 실패로 그렇게 홍역을 치르고도 스스로 정한 원칙까지 무시하며 제 사람 심기를 되풀이하다니 깊이 우려되는 한편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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