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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28 21:28 수정 : 2008.07.28 21:28

사설

서울 교육감 투표일이 내일로 다가왔다. 이미 부산·충남 등에서 직선 교육감 선거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와는 주목도에서 크게 다르다. 그건 수도 서울의 상징성 외에도, 교육정책의 결정과 집행과정에서 서울 교육감의 영향력이 매우 큰 까닭일 것이다. 초중등 교육정책에 관한 한 정부가 결정해도 시·도 교육감이 거부하면 그만인데, 이 과정에서 상징적 구실을 하는 게 서울 교육감이다.

지금까지 일부 후보 진영과 정파는 이번 선거를 진보 대 보수, 전교조 대 반전교조라는 정치적 틀에 가둬놓고, 유권자에게 택일을 강요했다. 그러나 촛불을 처음 지핀 아이들에게 전교조와 반전교조가 없고, 부모님의 광우병 우려에 진보와 보수가 없듯이, 이번 선거는 그런 틀과는 무관하다. 촛불소녀들이 맨 먼저 제기했듯이, 이명박 정부의 교육 시장화 정책에 대한 심판일 뿐이다. 후보들의 정책이나 그 지지자들의 성격도 이 지점에서 분명하게 나뉜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정치적 장난에 현혹되지 말고, 진실로 아이들을 위한 후보와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당장 학교급식 문제만 돌아봐도 이런 선택은 절실하다. 2년 전 초대형 설사병 사고가 났을 때 직영급식을 의무화하는 법까지 만들었지만, 지금 교육 현장에선 흐지부지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학교 급식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교육청과 한국교총이 저지하기도 했다. 잘못하면 아이들은 당장 원치 않는 급식을 강요받게 되는 것이다. 사교육 문제는 살림의 문제를 떠나 아이들의 건강, 행복, 자기계발 등 인권의 문제다. 그러나 서울 교육청은 학원의 심야 교습시간을 연장하려 했고, 일제고사를 부활시켰으며, 자사고·특목고·국제중 등의 확대 신설로 초등생까지 입시지옥으로 몰아넣는 등 사설학원 좋은 일만 하고 있다.

아이들에겐 서로 다른 잠재력과 적성·취미가 있으며, 이것을 발굴하고 계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의 목표다. 경쟁보다는 협력이, 이기심보다는 이타심이 나와 공동체를 발전시키고 더 행복하게 한다. 출발선상에 있는 아이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계층간 화해와 사회 통합의 지름길이다. 아이들을 위한다면, 이런 철학의 소유자를 선택해야 한다. 아이들이 거리에 나선 것은 어른의 잘못이다. 이번 선거는 어른이 만회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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