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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04 21:56 수정 : 2008.08.04 21:56

사설

외환 보유액이 넉 달 연속 줄어들면서 지난달에는 무려 106억달러나 감소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고환율을 잡느라 한국은행 등이 시장에 달러를 대량으로 팔아치운 게 주된 이유였다. 외환시장 개입이 물가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단기간에 외환 보유액이 이렇게 줄어드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감소세가 지나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환 보유액은 계속 증가 추세에 있었다. 그러던 것이 올 상반기에 41억달러가 줄어든 데 이어 7월에는 한 달 만에 100억달러 넘게 줄었다. 여전히 세계 6위의 외환 보유국이지만 이처럼 보유액이 단기간에 급감하면 그 자체로 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책당국은 외환위기 경험이 있는 우리 시장이 외환 보유액 감소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적정 외환 보유 규모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지만 곳간이 지속적으로 비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과다한 외환을 보유할 필요는 없지만 대외신인도에 불안을 주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외환 보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세계경제도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접어드는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달 외환 보유액이 급감한 것은 환율 안정을 위해 시장에 달러를 대량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외환시장 개입은 폭등하는 국내 물가를 잡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달 전 달러당 1050원에 이르던 환율은 당국의 개입으로 1000원선까지 떨어졌다. 다시 1017원선으로 올랐지만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효과는 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정책은 선택과 조합이기 때문에 물가 안정이 우리 경제의 최우선 목표라고 한다면 이를 위한 환율 안정에 외환 보유액 사용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정책당국은 보유외환 사용에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보유 외환을 사용하더라도 시장의 달러 수급 상황,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 등 각종 정책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시기에 최소한의 외환 보유액 매각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장이 외환 보유액 규모에 불안감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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