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8.07 20:18
수정 : 2008.08.07 20:18
사설
베이징 올림픽이 오늘 저녁 개막식을 열고 24일까지 경연을 펼친다. 반만년 중국 역사와 미래를 그린 화려한 개막 행사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티베트 유혈 사태, 쓰촨성 대지진 등 적잖은 곡절을 겪었다. 지난 2001년 유치했을 때의 기대와 달리 안전 올림픽이 최우선 과제로 부각돼, 이번 올림픽 표어인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은 여전히 꿈으로 머물러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인이 100년, 곧 한 세기의 구상을 거쳐 마침내 개최하는 올림픽”이라고 말했듯 베이징 올림픽은 이를 통해 세계의 중심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중국인의 기대와 염원을 담고 있다.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100년 넘도록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올림픽에 변변히 출전조차 못했으며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었다. 제국주의에 짓밟혔던 우리로서는 개혁·개방의 성과와 유구한 문화를 만방에 과시하고 대내적으로 단결을 꾀하고자 하는 중국의 열망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무리한 점도 있지만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만큼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인 축제가 되기를 기원한다.
베이징 올림픽은 초강대국 중국의 부상을 신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중국의 위상은 이미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앞으로도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중국은 군사력을 앞세운 강대국이 아니라 문화가 중심이 되는 소프트파워를 강조하고 있지만, 티베트 유혈진압 등으로 국제사회에 깊은 우려를 안겨주었다. 중국이 내부의 조화를 이루고 대외적으로 억압과 침탈의 아픔을 아는 성숙한 대국이 되길 바란다. 이제 세계는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을 위한 잔치로 끝날지 세계를 위한 제전으로 기록될지 주시하고 있다.
올림픽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며 기쁨은 선의의 경쟁을 통한 공동체 의식이다. 올림픽 각 종목에는 인류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섬세한 규칙으로 녹아 있다. 인종과 언어·종교·문화는 각기 달라도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지구촌 한가족이라는 점에서는 모두 하나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 대표단을 비롯한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남북 공동 입장을 위해 최후의 일분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입장이 성사된다면 평화의 제전에 남북이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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