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8.24 22:05
수정 : 2008.08.24 22:05
사설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그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바이든과 함께한 첫 유세에서 오바마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직을 대행할 수 있는 인물”을 뽑는 데 주력했다며 “바이든은 ‘변화와 경륜’을 겸비한 아주 예외적인 후보로, 나와 함께 미국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오바마의 소개처럼 바이든은 오바마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인물이다. 오바마는 19개월 전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초선 상원의원에 불과한 그의 경력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일말의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외정책 분야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8년 동안 미국의 대외전략은 수많은 파열음을 내면서 신냉전까지 거론되는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미국과 세계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6선의 중진의원으로, 상원 법사위원장과 외교위원장을 지낸 바이든은 미국 의회 내에서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갖추었다고 평가된다. 최근 그루지야 사태 직후엔 현지를 방문해 그곳 대통령과 문제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는 자유주의적 성향의 국제주의자로서 국제관계에서 힘보다는 외교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사회에 대한 미국의 개입정책을 지지하지만, 그 개입은 미국 일방주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에 바탕을 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이든이 북한 핵문제와 한-미 동맹 등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지한파라는 점이다. 그는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일관되게 비판하며 대화에 의한 해결을 강조해 왔다. 한때는 북핵 해결을 위해 방북을 검토하기도 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는 데 그의 기여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반도 평화의 최대 걸림돌인 북한 핵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북-미 관계 개선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북한 지도자와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오바마와 함께 바이든이 한반도의 남북이 냉전의 잔재를 청산하고 평화공존할 수 있도록, 미국이 지원하는 새 한반도 정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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