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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28 22:25 수정 : 2008.08.28 22:25

사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혐한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부쩍 커지고 있다. 한국 선수가 참가하는 경기마다 일방적으로 상대선수를 응원하고 우리 선수에게는 야유를 퍼붓는 중국 관중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누구라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터이다.

16년 전 수교 이래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됐고, 양국 사이의 인적·물적 교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한때 한류바람이 일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왜 돌변한 것일까?

올림픽을 즈음해 일어난 몇 가지의 구체적 사건이 기폭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 성화봉송 당시의 티베트 지지 시위, 쓰촨 지진에 대한 일부 한국인들의 몰지각한 발언, 한 국내 방송사의 올림픽 개회식 리허설 장면 사전보도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강릉 단오제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논란처럼 사실을 오인하거나 왜곡한 중국 누리꾼들의 선동 역시 반한감정에 불을 지피는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사건이나 선동이 중국인들에게 그토록 호소력을 갖게 하는 까닭이다. 중국 쪽에서 원인을 찾자면, 이번 올림픽 개막공연에서 드러났듯이 중국인들의 자긍심이 고양됐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대국의식이 있는 중국인들이 최근의 경제력 상승을 바탕으로 대국의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작은 나라 한국이 좀 발전했다고 거들먹거리는 건 보기 역겹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이런 태도에 지나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원인은 우리의 대중국 인식에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우리의 중국 인식은 이중적이다. 하나는 수교 초기, 아니 그 이전 반공교육 시대 이래 형성돼 온 중국인들을 낮잡아 보는 태도고, 다른 하나는 수천 년 중국과 맺어 온 역사적 관계와 냉전체제의 진영 대립에서 유래하는 대국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것이 우리의 중국관을 왜곡시키고 중국인들과 온전한 관계를 맺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중국의 참모습은 아니다. 중국은 군사력이나, 인구·경제의 총량에선 분명 강국이지만 사회경제적 격차 등 내부 모순을 고려하면 여전히 갈 길이 먼 개발도상국이다. 중국에 주눅 들지 않되,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려는 노력을 할 때 중국은 이웃나라나 우리의 장래를 위협할지 모르는 대국이 아니라 진정한 이웃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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