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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22 19:57 수정 : 2008.09.22 19:57

사설

어제 치러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소 다로 간사장이 승리했다. 아소 총재는 내일 총리로 정식 취임한 뒤 그 여세를 몰아 중의원을 해산하고 10월이나 11월 중 총선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새 선거를 승리로 이끌지 못하면 단명 총리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소 총리의 일본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자민당 안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은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시아 중시를 내걸었던 후쿠다 전 총리 시절에도 일본은 독도를 자국 땅이라고 교과서에 명기하도록 해 우리와 갈등을 빚었다. 그로 비롯된 양국 관계의 경색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극우 민족주의적 세계관을 지닌 아소가 총리로 등장했으니 한-일 관계 개선은 더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는 ‘실언 제조기’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타국민을 자극하는 망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어 왔다. 조선인 강제징용자 착취로 악명 높은 아소탄광 창업주의 후손인 그가 “강제징용은 없었다”고 강변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해서 한 것”이었고, “일본이 식민지에 의무교육을 한 덕에 대만이 현재처럼 발전”했으며, 2007년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일본 군대위안부 비난 결의안’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도 그의 생각이다. 일본 국왕 스스로 중단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해서 그는 총재선거 기간인 올 9월에도 “야스쿠니 참배에 반대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뿐”이라며 국왕의 참배를 주장했다.

이처럼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군국주의 과거에 대해서 철저한 무반성으로 일관하는 그는 놀랍게도 ‘하나의 아시아’를 주장한다. 문제는 그의 아시아는 상호 존중하는 공존의 아시아가 아니라 “선구자 일본”의 일방적 주도 아래 있는 아시아라는 데 있다. 부국강병을 통해 일본이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아시아를 주도할 힘을 길러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제국주의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주장을 연상시킨다.

이런 시각을 갖고서 주변국과 우호관계를 도모하겠다는 것은 허언일 뿐이다. 아소 총재가 진정 하나의 아시아를 원한다면 과거사에 대한 망언을 철회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그도 일본도 주변국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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