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02 22:14
수정 : 2008.10.02 22:14
사설
인기 탤런트 최진실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듯하다. 그는 동시대의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얼굴이었고, 아낌없는 사랑도 받았다. 두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가 소중한 삶을 버린 것은 놀랍고, 또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최씨는 탤런트 안재환씨의 자살과 관련한 악성 소문에 휘말려 매우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가 스스로 삶의 끈을 놓은 게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소문은 최씨 스스로 부인했거니와 지금껏 아무런 근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설령 사실이라 해도 법적으로 따질 문제다. 근거도 못 댄 일부 증권가 정보지의 표현처럼 죽는 게 당연하다는 따위 비난받을 일은 결코 아니다. 그런 비인간적 태도가 아무렇지 않게 통하는 게 정상적 사회일 순 없다.
불행하게도 최씨는 그런 비인간적 공격에 많이 노출돼 있었다. 악성 소문이 확인된 사실인 양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온갖 모욕과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몇 달 전 자녀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바꿨을 때도 악성 댓글이 많았다. 그런 일들이 그를 극단적 우울로 몰아넣었을 것이다. 최씨 이전에도 지난해 1월 여성가수 유니의 자살 등 집단적 악성 댓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가 한둘이 아니다. 악성 댓글은 표현의 자유와는 거리가 먼, 언어폭력이다. 마땅히 차단돼야 한다.
연예뉴스의 소비 구조가 이런 루머와 악성 댓글의 진원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지적돼야 한다. 부쩍 늘어난 연예뉴스 사이트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나 말초적 정보를 인터넷 등에 쏟아내는 일이 잦아졌다. 일부러 악성 댓글을 부추기려 만든 듯한 기사까지 눈에 띈다. 대중 스타에 대한 삐뚤어진 관심에 편승해, 다시 이를 부추기는 악순환이다. 이런 풍토에선 개인 인격권이나 사생활 보호가 가볍게 여겨지게 된다.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자면 먼저 바로잡아야 할 대목이다.
지난 10년 동안 자살은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으론 네 번째로 많으니, 중대한 사회문제라고 봐야 한다. 청소년 등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중 스타의 자살이 더욱 걱정스러운 이유다. 자살이 억울함과 어려움을 해결하는 가장 손쉬운 길로 오해되지 않도록, 또 우울증도 질병의 하나로 제대로 치료받도록 하는 등 자살을 예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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