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10 19:59
수정 : 2008.10.10 19:59
사설
‘검은 월요일’로 시작한 이번주 금융시장은 한 주 내내 공포에 휩싸였다. 종합주가지수는 닷새 만에 1400대에서 1200선으로 내려앉고, 환율은 어제 하루 변동폭이 200원을 넘을 정도로 출렁였다. 공황 상태에 빠진 금융시장을 조속히 진정시키지 못하면 국내 금융회사나 기업들의 파산으로 이어질 비상 상황이다.
하루하루 무너지는 시장을 보면서도 우리 힘만으론 위기를 이겨내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세계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판에 국내 시장만 안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국제 공조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달러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나 은행, 기업 등이 국제 금융시장 안정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이 나라마다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엊그제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정부도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한 것도 시장 안정에는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정부의 신뢰와 역할이 여전히 미흡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자세도 너무 이기적이다.
우리 정부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신뢰 회복이다. 시장이 믿지 못하는 정부는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 한승수 총리가 어제 “세계 금융위기는 종국적으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의 위기”라고 인정했지만, 우리 정부는 유독 시장의 신뢰를 못 받고 있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강만수 경제팀의 교체가 선결조건이다. 언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현 경제팀을 계속 유지하는 한 정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
은행이나 기업 등 시장 참여자들도 시장 변동에 대한 과민한 반응을 자제해야 한다. 은행이나 기업 모두 유동성 확보 여부에 생존이 걸린 상황이어서 시장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긴 하다. 하지만 각자 자기 살길만 찾다간 함께 죽을 수가 있다. 엊그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들의 달러 매도로 환율이 내린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금융 불안이 길어지면 기업이나 금융회사 등이 타격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튼튼할 것 같은 일본도 야마토생명이 파산하는 등 본격적인 후폭풍을 맞고 있다. 우리도 금융회사나 기업들이 도산하지 않도록 사전에 강력하고 신속한 조처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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