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과 카메라에 대고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국민에게 대놓고 욕을 한 셈이 된다. 같은 부처의 신재민 차관은 팔짱을 끼고 답변하는 등 무례한 태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엄연히 불법인 국가정보원 직원의 관계기관 대책회의 참석이 당연하다는 말까지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국민과 국회를 우습게 아는 오만방자한 행태다. 국가 문화정책과 언론정책 책임자들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니, 부끄럽고 참담하기까지 하다. 유 장관과 신 차관에게는 태도와 품격의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유 장관이 욕설과 함께 쏟아낸 말은 “찍지 마!”였다. 장관이 국감장에서 해당 상임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격하게 항의하는 모습은 이례적인 사건이기에, 기자들이 당연히 취재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언론정책을 책임진 장관이 이를 가로막고 욕설까지 퍼부었으니,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언론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평소의 잘못된 언론관 때문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부는 파문이 커지자 욕설을 했다는 것은 과장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도 냈다. 언론을 통해 이미 사실이 공개된 마당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꼴이다. 그런 식의 왜곡으로 국민과 언론을 계속 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신 차관의 인식도 매우 부적절하다. 그는 국정원 직원의 관계기관 대책회의 참석을 두고 “법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명시적인 법 규정을 나 몰라라 하는 태도다. 그는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제멋대로 법을 해석한 바 있다.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 될 월권이다. 이미 그 폐해가 역사적으로 분명한 정보기관의 정치·언론 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주장하는 데선, 그가 과연 건전한 양식을 지닌 사람인지 의심하게 된다. 이런 ‘막가파식’ 행태를 그대로 두고선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 두 사람은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 [한겨레 관련기사]▶제대로 걸린 `욕설드라마 주연’ 유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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