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10.26 20:21 수정 : 2008.10.26 20:21

사설

올해에도 고려대의 학생 선발 꼼수가 말썽을 빚고 있다. 이번엔 자신이 제시한 학생 선발 기준과 실제로 적용한 기준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아예 ‘사기 쳤다’는 소리마저 듣고 있다. 순전히 학생부만으로 선발하겠다고 천명한 전형의 학생 선발 결과, 일반고의 1등급 학생이 떨어지고, 특목고의 4~5등급 학생이 대거 합격한 것이다.

나름의 기준에 따른 표준점수 보정 결과라고 하지만, 1등급과 4~5등급의 편차를 뒤집을 만한 보정 기준은 고교 등급제 적용 말고는 존재하기 어렵다. 실제 경기도의 한 외고는 한 학년 정원이 300명 정도인데 153명이 수시 일반전형 1차에 합격했고, 서울의 한 외고는 230여명이 지원해 합격자가 210명에 육박한다는 말도 있다. 고교 등급제는 위헌 요소가 있어 정부로부터 입시정책을 이관받은 대교협도 불허 방침을 분명히해 왔다.

고교 등급제 적용 여부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대학의 겉 다르고 속 다른 기만적 행태다. 고려대는 이 정부가 들어서자, 학생부 우수자 전형을 신설하고 수시 2학기 일반전형 1단계는 학생부만으로 선발하겠다는 내용의 입학전형 계획을 발표했다. 2단계에선 논술이 당락을 가르게 되지만, 일단 이 조처는 고교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억제라는 국민적 여망과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환영받을 만했다. 그러나 그건 말뿐이었다.

고려대는 이미 특목고생에게 유리한 전형을 다양하게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국제학부 특별전형, 과학영재 특별전형, 글로벌 인재 특별전형 따위가 그것이다. 여기에 수능 중심으로 선발하는 정시(46.5%)의 절반은 아예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외국어와 수능대비 문제풀이 교육을 집약적으로 받는 외고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나마 생색내기용으로 끼워넣은 학생부 중심 선발마저 특목고 중심 선발로 바꾼 것이다. 대학이 국가의 교육정책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까지 이렇게 제멋대로 우롱해서는 안 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