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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30 19:42 수정 : 2008.10.30 19:42

사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기로 한 것은 긴요하고 바람직한 조처다. 이는 외화 유동성 불안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번 은행의 외화 차입에 대한 정부 보증에도 꿈쩍 않던 금융시장이 어제는 모처럼 반색을 했다. 원화와 달러화를 맞바꾸는 통화스와프는 금액 이상의 의미가 있다.

미국 연준은 “펀더멘털상 건전하고 잘 관리된 경제국들이 달러 자금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괜찮다는 것을 미 연준이 직접 확인함으로써 우리의 대외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미국으로선 기축통화의 지위를 지키려는 의도가 있겠지만 신용경색을 유발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제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유리하게 됐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은 나라는 모두 14개국인데, 경제 규모나 처한 상황으로 볼 때 한국이 포함된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한국이 빠졌을 경우를 상정하면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미국 쪽을 설득하기 위해 벌인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국제통화기금도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분담금의 500%까지 달러로 인출할 수 있는 단기 유동성 지원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것까지 합치면 최대 52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추가로 확보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약 2400억달러에 이르지만 주로 해외증권 등으로 보유하고 있어, 매각할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를 웬만큼 해소해 아주 다행이다.

그렇다고 금융불안은 물론 외화 유동성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국가적으로 달러 주머니를 확보했지만 어디까지나 만일에 대비한 비상금 차원이고, 은행이 자체 신용으로 달러를 싼값에 조달해야 유동성 불안이 해소된다. 은행들은 그동안 외형 경쟁을 벌이느라 단기 차입을 늘렸다가 이번에 혹독한 시련을 겪은 만큼 자산 건전성을 높이고 신용도를 올려야 한다.

우리 경제는 세계 6위의 외환보유액을 갖고도 대외의존도가 높고 금융개방도가 높아 바깥의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해외 차입과 씀씀이 등 외환관리를 좀더 엄격하게 하고, 한·중·일 통화스와프와 원화 국제화 같은 완충장치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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