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1.02 22:19
수정 : 2008.11.02 22:19
사설
44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대선은 언제나 세계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지만, 이번 대선에 대한 관심은 더 각별한 듯하다. 미국과 세계가 새로운 역사적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정권 8년 사이,세계에 대한 미국의 지도력은 위기에 처했다. 테러리즘을 척결하고 민주주의를 확산시킨다는 명목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일으켰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테러를 종식시키기보다는 이슬람권과 기독교권의 대립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세계를 더욱더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한반도의 경우만 국한시켜 보더라도, 북한을 악의 축의로 몰아붙인 미국의 대결정책은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원하지 않는 결과만 낳았다. 빌 클린턴 정권 말기 북한과의 관계개선 가능성을 열어 한발 다가왔던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은 부시 정권의 갈지자 정책으로 그만큼 더 멀어졌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을 내세우며, 규제완화와 시장의 자유를 외쳐온 부시 정권 치하에서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스스로 자멸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위기는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세계를 준공황 상태로 내몰고 있다. 대공황 가능성 등 현 사태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발 경제위기가 실패한 시장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금융시스템, 새로운 경제정책 등 대안을 요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제 세계는 미국과 세계를 분열과 대립으로 몰고갔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을 초래한 부시 정권과 차별되는 새로운 미국의 리더십을 요구한다. 두 개의 전쟁과 경제위기로 미국의 지도력이 약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 주도국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은 오만과 독선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가장 긴급한 경제위기 상황을 종식시키려면 중국, 일본, 유럽연합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과도 협력해야 한다. 또 세계 최후의 냉전지대로 남아 있는 한반도 주민 입장에서 볼 때, 새로운 미국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6자 회담을 촉진시키고,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정전협정의 당사자로서 미국은 한반도 평화에 일단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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