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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1 20:33 수정 : 2009.01.01 20:33

사설

지난 연말 통일부의 업무보고와 북한의 새해 공동사설을 보면 올 한해도 남북관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부는 새로운 남북관계로 전환하겠다면서도 북한에 남쪽의 대화의지를 전하겠다는 것 말고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북한이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해 온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해서는 분명한 언급을 회피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남북관계를 어설프게 시작해 돌이키기 힘들게 만드는 것보다는, 제대로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해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기존의 태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북한 역시 공동사설에서 “숭미 사대주의와 동족에 대한 적대의식에 사로잡힌 반통일 세력의 책동을 단호히 저지파탄시켜야 한다”며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통일의 푯대로 내세웠다. 또 여기서 벗어나는 어떤 요소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남북이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며 평행선을 그려서는 남북관계는 한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난 1년 사이 남북관계는 역진에 역진을 거듭했다.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고, 개성공단마저도 위험에 처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일차적 책임은 남북 당국간 합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 현정부에 있다. 그러나 북한 역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등으로 상황을 어렵게 만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제는 남북관계 악화가 남북 어느 쪽에도 이롭지 않다는 데 있다. 남한은 이 대통령의 말대로 전대미문의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도 북한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남북관계의 긴장은 국가 신인도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다. 또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라고 천거한다.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남한과의 협력은 긴요하다. 남북 위정자들이 국민이 겪는 경제적 고통만을 염두에 두더라도 이렇듯 버티기로 일관할 수는 없다.

대만의 새 정권 등장 이래 이웃 중국과 대만은 양안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30년 만에 전면적인 직항을 허용하는 등 경제협력 수준을 대폭 확대시켰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수석은 군사협력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우리도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남북이 합의한 공동선언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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