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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4 22:15 수정 : 2009.01.04 22:15

사설

이스라엘 지상군이 그제 전격적으로 가자지구에 진입했다. 압도적 군사력을 동원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살육전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형국이다. 지난달 27일부터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미 50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숨지고 2천명 이상이 다쳤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적대 행위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 침공 목표라고 밝혔다. 사실상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다. 주민 다수가 지지하는 하마스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 희생자가 늘어나는 만큼 가자지구를 비롯해 이슬람권 전체에서 반이스라엘 정서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이스라엘은 새로운 증오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진입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을 ‘평화 추구자’로 표현했다. 가당찮은 말이다. 국경지역에서 작은 분쟁이 있다고 해서 남의 영토를 일방적으로 침공할 권한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 이스라엘은 2006년에도 헤즈볼라를 공격한다며 레바논 남부로 진격한 바 있다. 그때도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고 이후 중동 정세는 더 나빠졌다. 살육과 평화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미국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이스라엘에 거액의 군사원조를 해온 미국은 지구촌 나라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침공을 지지했다. 사실 이번 침공은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과 닮았다. 이라크 침공 실패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부시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부추겨 새 전쟁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스라엘은 이번 침공이 길어질 것임을 내비쳤다. 국제사회가 이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이 당장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평화 노력에 동참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곧 출범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쪽이 적극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이스라엘은 지구촌 전체가 이번 침공에 분노하고 있음을 똑똑히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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