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1.12 20:51
수정 : 2009.01.12 20:51
사설
민주당 의원 아홉 사람이 지난주말 가족을 동반해 타이로 외유를 다녀온 사실이 언론 보도로 밝혀졌다. 둘은 주변 관광을 하고, 나머지 일곱 사람은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국회의원으로서 윤리를 어겼다거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뜻이 아니다. 이들이 말한 대로 회비를 거둬 골프비용과 숙박비 등을 충당했다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크게 문제될 점은 없어 보인다. 국회 회기중이지만, 휴일이기에 국회의원의 업무를 내팽개쳤다고 비난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국민 대표로서의 처신이 올바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유례없는 경제위기로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칼바람을 맞으며 거리를 헤맨다. 농민들은 그야말로 똥값이 된 송아지를 보면서 한숨짓고, 어민들은 치솟는 기름값에 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 이런데도 이들은 ‘내돈으로 휴일에 놀러가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항변한다. 몰지각해도 분수가 있는 법이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하는 제1야당 의원들로서는 자격 미달이다. 방송법 등 문제가 있는 법안에 대해 여권은 야당을 대상으로 총체적인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에서 온몸으로 저항한 야당 의원 4명을 ‘폭력배’처럼 매도하고 있다. 이런 엄혹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외국 휴양지에서 ‘단합대회’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느긋하다. 오래 전부터 예정된 일정이라 취소하기 어려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여당으로 지낸 민주당이야말로 진정한 ‘웰빙 정당’임이 분명하다. 민주당은 여권의 거듭되는 실정에도 당의 지지도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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