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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20 20:12 수정 : 2009.01.20 20:12

사설

오늘 새벽(한국시각)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무척 높다. 국내 지지도는 무려 80%대를 기록했다. 취임 직전 지지도로는 사상 최고치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벌인 17개국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이 대외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응답이 6개월 전에는 47%에 그쳤으나 이제 67%로 뛰었다. 이런 기대는 오바마 대통령의 큰 자산이자 빚이다.

그는 변화를 내세우고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미국,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갈 책임이 있다. 그가 짊어진 역사적 소임은 크게 셋이다. 첫째는 파산한 신자유주의 체제를 대체할 새 경제체제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공존과 발전을 뒷받침할 좀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체제를 꾸려야 한다. 둘째, 중동 및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각종 국제현안을 효과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일방적 패권을 고집하지 않는 다자주의적 현실외교는 미래지향적 국제관계 정착을 뒷받침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라는 이상이 미국 안팎에서 뿌리내리도록 애써야 한다. 이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그의 정체성과도 잘 들어맞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가 밝혔듯이 북한 핵문제는 ‘시급한 사안’이다. 또 오바마 쪽 사람들은 북한 핵 폐기와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경제 지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함께 풀어나가는 ‘포괄적 해결’ 원칙에 공감한다. 그렇다면, 특사 교환 등을 통해 문제해결 의지를 확인한 뒤 북한과의 협상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 사태 진전의 지름길이다. 북한 핵문제가 빨리 가닥이 잡힐수록 중동 문제를 비롯한 다른 국제 현안에 집중하기도 쉬워진다.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은 현대 세계 정치에서 새로운 진보의 시대가 시작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진보적인 대답들만이 금융위기와 일자리 창출, 기후변화 같은 지금의 거대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 기득권층의 굳어진 관행과 저항은 앞으로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담대한 희망’은 기존 틀에 안주해서는 이뤄지기 어렵다. 화합을 추구하되 분명한 비전 아래 현실을 바꿔나가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보다 미국을 변화시키고 지구촌의 신뢰를 얻는 데 자신의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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