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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01 20:14 수정 : 2009.02.01 20:14

사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엊그제 <와이티엔>(YTN) 노조가 구본홍 사장을 인정하지 않으면 방송사 재승인이 어렵다는 뜻의 말을 했다. 지난해 말 이미 한 차례 보류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나온 말이다. 재승인 문제를 인질 삼은 협박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의 발언은, 와이티엔 사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어렵사리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와이티엔 노사는 보도국장 선거에 이어, 지난달에는 신임 보도국장과 노조위원장 대화를 통해 보도국 정상화, 공정방송 제도화, 인사 불복종 투쟁 종료 등에 합의했다. 방통위의 재승인 심사 보류의 이유였던 ‘인사 불복종 등 경영 정상화 미흡’ ‘보도의 공정성 문제’ 등을 해소하려는, 대화와 타협의 성과다.

신 차관은 노사의 이런 노력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했다. 그러면서 구 사장을 인정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그런 주장이야말로 앞뒤를 바꾼 왜곡이다. 지금의 와이티엔 사태는 애초 대통령의 언론특보였던 이를 낙하산식으로 내려보내 방송을 정권 뜻대로 장악하려 한 데서 비롯됐다. 정상화와 근본적 해결 방안을 찾자면, 구 사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무엇보다 먼저다. 더구나 구 사장은 노조원 해고와 고소 등으로 구성원들의 정상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만 계속하고 있다.

그런 이를 사장으로 인정해야 재승인을 해 줄 것이라는 말은, 사태 악화를 무릅쓰고라도 노조를 항복시켜 이번 일을 방송 장악의 본보기로 삼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정부 대변인 구실을 하는 신 차관의 말이니 정부 차원의 결정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이번 발언은 지금껏 와이티엔 사태를 “사기업의 노사분규”라며 짐짓 모른 척하던 이명박 정부가 방송 장악의 속내를 분명히 드러낸 게 된다. 지난해 12월 와이티엔에 “노사 양쪽이 지혜를 발휘해서” 잘 해결하라고 말했던 신 차관도, 이번엔 말을 확 바꿔 지혜를 모은 노사의 노력을 팽개치고 노골적 간섭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식의 기만과 억지, 협박으론 와이티엔 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 문제는 꼬이게 한 쪽이 푸는 게 당연하다. 낙하산이 정상일 수도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방송장악과 구 사장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구 사장도 모든 고소와 징계를 거두고 스스로 깨끗이 물러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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