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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05 21:22 수정 : 2009.02.05 21:22

사설]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의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문제를 놓고 민주당이 시끄럽다. 당 지도부는 정치적 부담 탓에 말을 아끼지만, 민주당 누리집은 당원들의 찬반 공방으로 뜨겁다고 한다. 의원이나 당직자를 만나보더라도, 요즘 민주당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정 전 후보의 전주 덕진 출마 문제다. 당원들이 관심을 갖고 논쟁을 벌이는 건 일면 바람직하지만, 과연 민주당이 대선에서 참패한 인사의 국회의원 공천 문제에 사로잡혀 갑론을박할 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민주당은 백척간두에 서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국민이 크게 늘었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다. 국민이 민주당을, 마음을 주고 싶은 대안 정치세력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나라당의 입법 독주를 저지하는 투쟁으로 약간의 지지를 회복했다고는 하나, 이것만으론 역부족이다. 민주당이 투쟁만이 아니라 그걸 뛰어넘는 비전을 보이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할 때 비로소 현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의 구심으로 우뚝 설 수 있다. 박원순 변호사가 어제 민주당 정책토론회에서 지적했듯이, 대안이 있는 정당만이 신뢰를 얻고 집권을 할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건, 과거 10년간의 집권에서 부족했던 점을 냉철히 반성하고 한나라당과는 다른 실질적인 정책 대안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일이다.

정동영씨의 공천 논란은 이런 방향과는 정반대로 달려가는 지극히 퇴행적인 소란이다. 정씨가 지난 대선에서 새로운 대안의 작은 씨앗이라도 펼쳐보였다면, 아무리 상황이 어려웠어도 이명박 후보에게 500만표 차로 참패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를 다시 공천하느냐의 문제로 논란을 벌이는 걸 보면서, ‘민주당은 도대체 미래로 전진할 생각이 있는 거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차적 책임은 정동영씨 자신에게 있다. 그는 얼마 전 “(출마 여부) 입장을 이달 안에 정리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그의 측근들 입에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주 덕진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그를 지지한다는 게 주된 명분이다.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인사가 고향 주민들의 소지역주의에 기대 정치를 재개하겠다는 발상은 민주당의 환골탈태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 멀리 보고 더 크게 보는 게 당사자 개인이나 민주당에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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