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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3 18:46 수정 : 2005.05.13 18:46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환경부가 ‘자연생태도 1등급 권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천수만 일대의 주민들이 철새 추방운동을 벌일 채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1등급 권역으로 지정되면 태안군이 추진 중인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유치에 방해가 될까봐 그런다는 것이다. 태안군도 주민 여론을 앞세워 정부에 1등급 권역 지정 재고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한다. 딱한 노릇이다.

겨울마다 이곳을 찾는 가창오리 등 수십만 마리의 철새는 생태계 보호 측면에서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서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만큼 가치가 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태안군·서산시·서천군 등 충남의 지자체들은 신두리 사구, 천수만의 철새 등 자연자원을 이용한 생태관광지 조성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관광레저 기업도시 개발’을 위해 그 소중한 자산을 쫓아버리겠다니 어찌 딱하지 않은가.

환경 파괴의 가속화는 사실 정부가 기업도시 건설을 추진할 때, 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와 전국의 투기장화와 함께 크게 우려되던 사태였다. 기업도시의 대부분이 관광레저 도시를 계획하고 있는데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예외 없이 골프장과 호텔, 카지노 건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뒷면에서 진짜 소중한 자연 관광자원은 무참하게 훼손될 위험에 놓인 것이다.

소외돼온 지역 주민들이 개발 혜택을 기대하며 자신에게 현실적 이득이 되지 않은 자연보호에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을 설득해야 할 지자체마저 ‘철새 쫓기’에 나선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망가뜨리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결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없다. 자연생태 자원은 점점 더 가치가 커지는 미래자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유치하더라도 천혜의 자원을 십분 활용하고 또 그 자원을 통한 사업의 혜택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게 함으로써 그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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