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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차관급 회담, 6자회담 산파돼야 |
남북 차관급 회담이 개성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7월 우리 쪽의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와 탈북자 집단 입국 등을 계기로 당국간 회담이 중단된 지 열 달 만이다. 남북이 함께 추진하는 공단 사업이 최근 본궤도에 오른 개성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도 상징적이다.
이번 회담은 노무현 정부 후반기 남북 대화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비온 뒤에 싹이 난다는 말처럼 지난 열 달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다음달이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다섯 돌이 된다. 북한은 당장 급한 비료를 지원받으면서 핵 문제와 관련한 관련국의 압박을 완화시키기 위해 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북한의 의도를 꼬치꼬치 따지기보다는 남북 관계 진전이라는 큰 틀을 키워나가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인도적인 차원에서 비료를 지원하기로 했으면 다른 조건을 붙이지 않는 것이 옳다.
이번 회담이 6자 회담으로 가는 길목이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 회담은 형식에서는 별개지만 내용에서는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지난해 6월 마지막 6자 회담이 열린 직후 당국간 회담이 중단된 것도 이를 반영한다. 우리 대표단은 첫날 회담에서,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오면 ‘핵문제 해결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중요한 제안’을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북한을 반드시 설득해 회담에 참여시킨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북한도 지금 같은 기회가 다시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당국간 회담은 그 자체로 통일을 향한 긴 과정의 일부라는 성격을 띤다. 작은 갈등과 이견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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