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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3.17 21:13 수정 : 2009.03.17 21:13

사설

한국인 관광객 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예멘 옛도시 시밤의 참사가 알카에다에서 저지른 테러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어제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예멘 내무부가 이번 사건이 계획적인 테러인 것 같다는 1차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먼저 낯선 땅에서 목숨을 잃거나 다친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무고한 관광객을 살상한 알카에다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예멘 당국은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테러집단을 뿌리뽑아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정부 역시 사태의 뒷수습에 만전을 기울일 것은 물론, 국민 안전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

이번 사건은 정부가 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한 곳에서 일어났다. 이번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 쪽이 충분한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예멘은 알카에다의 창시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고향으로, 1990년대 이래 테러리스트의 근거지가 된 곳이다. 2000년 이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테러가 끊이지 않았고, 지난해만 해도 벨기에 관광객 테러 및 미국 대사관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 등 여러 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 예멘의 세 주는 여행제한 지역으로, 그리고 두 주는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여행사 쪽에서는 여행상품에 이 지역이 여행제한 구역임을 알리지 않았다. 고지 의무를 부과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아 알릴 의무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나 이는 돈벌이에 급급해 손님의 안전을 무시한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아울러 이번 테러가 한국인을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을 지적하는 보도 역시 지나치기 어렵다. 이라크에서 납치·살해된 김선일씨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던 샘물교회 교인들처럼, 중동지역에서 한국인들이 테러의 표적이 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여행객 자신은 물론, 여행사에서도 중동지역 여행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중동지역 공관들의 노력 역시 긴요하다. 한국과 중동 나라 사이의 문화교류를 확대함으로써 두 지역 국민 사이의 문화적 편견을 씻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외국에서 자국민의 어이없는 죽음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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