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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15 21:31 수정 : 2009.04.15 21:31

사설

전대미문의 위기라던 세계 경제위기가 벌써 끝나 가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제가 처음으로 희망의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어제 “일부 경제지표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꿈틀대고, 산업생산 지표 등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실물경제 침체는 여전하고, 소비도 아직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등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탔다고 보기는 이르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일부 경기지표의 호전은 그동안 세계 각국이 쏟아부은 유동성의 영향이 크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등으로 흘러가면서 악화하던 지표들이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 신속하고 과감했던 자금 공급이 일단 효과를 본 셈이다. 하지만 기업 경영 상태는 여전히 위태위태하고, 고용사정도 나아질 조짐이 없다. 특히, 유동성 힘에 가려진 실물경제 부실이 눈앞에 드러나면 경기 침체는 더욱 깊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의 시의적절한 대응이 절실하다. 지금까지는 급격한 경기 추락을 막기 위해 돈을 쏟아붓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야말로 경기 변동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때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지표의 꾸준한 흐름을 종합적으로 봐야지, 그때그때 달라지는 몇몇 지표에 일희일비하면서 임기응변식 대처를 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추진했던 경기부양책의 강도와 목표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본격 회복세를 탔다고 보긴 어렵지만 위기의 수준은 초기와 많이 달라졌다. 경기부양책의 강도 조절을 검토할 때가 됐다. 금융시장 안정에 치중했던 정책 방향도 이제 실물경제 안정 쪽으로 바꿔야 한다. 우선 기업 부실을 신속히 털어내 정상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게 시급하다. 그래야 기업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생산과 고용이 늘고, 그 결과 소득 증대와 소비 증가로 이어져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된다.

개인들도 때이른 경기회복론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증시와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소득 악화 지속 등 여전히 불안 요인이 많다. 섣부른 낙관론을 믿고 경거망동했다간 자칫 큰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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