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4.30 19:34 수정 : 2009.04.30 19:34

사설

4·29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이명박 정부의 독선·독주에 대한 경고와 강한 야당에 대한 기대로 요약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인천 부평을 등 5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에 0 대 5의 패배를 안기는 것으로 이명박 정권 1년을 혹독하게 평가했다. 또한 야당에도 전폭적인 지지는 유보한 채 지켜보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그동안 보인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국정운영 태도를 크게 수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을 주도해온 당정 주요 인사들을 대폭 교체할 필요가 있다. ‘경제 살리기’로 정권을 잡은 정부·여당은 이번에도 경제 살리기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이는 이제까지 이명박 정권이 펼친 부자·재벌 중심의 경제 살리기와 서민대중이 생각하는 고용·복지 중심의 경제 살리기가 크게 유리돼 있음을 잘 보여준다. 권력기관을 앞세워 수십년 민주화 성과를 뒤로 물리고 10년간 쌓아온 남북 화해·협력을 대결로 돌린 퇴행적인 모습도 순리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이번 선거를 ‘미니 선거’로 애써 축소하며 당 사무총장 한 명을 사퇴시키는 선에서 미봉할 태세다. 마치 진단은 암으로 났는데 처방은 반창고만 붙이고 가자는 꼴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말할 지경이다.

민주당은 ‘정부 심판론’을 내걸고 수도권인 인천 부평을과 시흥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이전 재보궐선거 ‘0 대 40’의 악몽을 떨쳐내고 전국 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도 얻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5월 지방선거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수도권 승리가 자신이 잘해서 얻은 득점이 아니라 상대 실수에 의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주에서 무소속으로 당선한 정동영 전 장관 문제일 것이다. 정 당선자는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동정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지 그의 정치적 선택이 옳아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정 당선자는 작은 이익을 버리고 강한 야당 건설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는 자세로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야 마땅하다.

진보신당 조승수 당선자는 울산 북구에서 선거 막판에 김창현 민주노동당 후보와 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 울산에서 5년 만에 진보 진영의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조 후보의 당선은 진보신당의 첫 원내 진출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후보 단일화가 없었다면 이뤄지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공동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진보 진영은 지난 총선과 이번 재선거에서 ‘흩어지면 죽는다’는 학습을 확실하게 한 이상 앞으로 진보 진영 대단결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