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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01 21:13 수정 : 2009.06.01 21:13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라디오연설을 했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지난해 10월13일 시작한 이래 16번째다. 이날 연설의 제목은 ‘완벽한 안보로 국민의 안전을 철통같이 지키겠습니다’였다.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이 연설은 낙제점이다. 국가안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폄하해서가 아니다. 국민들이 대통령한테서 가장 듣고 싶은 얘기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지난주를 압도했던 이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북한 핵 문제였다. 이 가운데 국민이 이 대통령한테서 간절하게 듣고 싶은 얘기는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국가보위 책임을 다하겠다는 당연한 말보다는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향후 대책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54줄로 된 연설문의 전반부 5줄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문제를 살짝 언급한 뒤, 대부분 북한 핵 문제와 아세안 정상회의에 할애했다. 안보위기를 강조하며 곤란한 문제를 피해가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결속 없는 안보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망각한 것 같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이번 연설은 이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설명할 수 있는 첫 기회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 모두 슬픔을 딛고 떠나간 분의 뜻을 잘 받들어 나갔으면 합니다”라고 했으나, 이는 ‘어떻게, 무엇을’이 빠진 공허한 언사에 불과하다. 여권에서 제기되는 사과 담화 발표나 국정쇄신 요구와도 크게 동떨어진 자세다. 시작부터 이러니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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