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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룡’ 지엠 쓰러지다 |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어젯밤 뉴욕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가 완전히 청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국유기업으로 탈바꿈함으로써 101년 동안 유지됐던 기존의 지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지엠이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세계 금융위기가 직접 원인이었지만 낮은 생산성 등도 한몫했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지엠의 몰락은 세계적인 대기업이라도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자동차시장은 유가 급등과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최근 들어 소형차와 친환경차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엠은 이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대형차를 고집함으로써 위기대응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결국 세기적 금융위기라는 직격탄을 맞고 쓰러지고 말았다.
생산라인의 경직된 운용으로 인한 낮은 생산성과 과다한 복지비용 증가 등도 경쟁력 약화에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회사의 경영 행태와 대비된다.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일본 자동차업체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음은 지엠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제 지엠은 경쟁력 있는 부문만 따로 떼어내 새로운 지엠으로 탄생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2만명 이상이 실직하고, 수많은 딜러와 협력업체들도 파산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지엠의 몰락이 국내 자동차업체에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전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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