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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02 21:39 수정 : 2009.06.02 21:39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셋째 아들 김정운을 후계자로 정해 권력세습을 꾀하는 듯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지난해 8월 건강 이상을 일으킨 김 위원장이 안정적인 권력승계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서둘러 후계체제 구축에 나섰음을 뜻한다.

북한 체제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3대 권력세습은 지금 세계에서 보기 드문 후진적 행태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김정운은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인데다 안팎에 내세울 만한 뚜렷한 경력이 없다. 북한이라는 나라를 세운 김일성 전 주석이나 이삼십년에 걸쳐 후계자 수업을 한 김 위원장의 경우와는 크게 다르다. 위로 두 형이 있는 것도 잠재적 불안요인이다. 권력승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일치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하고 곧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강경하고 경직된 이런 모습은 권력승계 문제로 상당 부분 설명된다. 북한이 생각하는 외부 위협에 맞서 권력의 핵인 군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내부 결속을 유도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관련국들의 현명한 대처가 중요한 때다. 불안요인을 가진 나라일수록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데 대한 일정 수준의 제재는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대화의 문을 닫아서는 결코 안 된다. 특히 북한 내부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되살아나는 북한붕괴론은 서로 불신감을 증폭시켜 상황 악화를 낳을 뿐이다.

새삼 아쉬운 것은 밑바닥까지 간 남북관계다. 북쪽이 어려울 때 쉽게 남쪽에 손을 내밀 수 있어야 돌발사태가 일어날 위험성을 줄이고 양쪽 사이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북한의 권력승계가 짧은 시간에 마무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이를 염두에 둔 남북관계를 구상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 반성해야 할 대목이 있겠지만, 먼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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