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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04 19:04 수정 : 2009.06.04 19:04

이명박 대통령에게선 눈이나 귀는 안 보이고 입만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독선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확 바꾸라는 소리가 잇따르는데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대통령은 그제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나라당 등에서 쇄신 얘기가 많은데 국면 전환용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3김 시대의 유산이다. 국민에게 이벤트나 쇼로 비칠 개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정치인들은 자기 정치를 하지 말고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쇄신론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했다고 한다. 여론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무지의 소치가 아니라면, 여론에 개의치 않고 나의 길을 가겠다는 오만함의 극치라고밖에 볼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는 이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사실상 불신임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라 할 수 있다. 최근 잇따라 나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확인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을 바꿀 수 없으니 내각과 청와대, 당 지도부라도 교체해 민심을 따르는 국정운영을 하자’는 게 이른바 한나라당 안에서 나오는 쇄신론이다. 여권 밖에서는 이보다 더 험한 소리가 빗발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쇄신 거부 발언이 국민과 정면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선전포고로 들리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이 대통령은 국정혼란과 불안을 막으려면 이제라도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 정확한 민심을 보고 들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서울대 교수 124명이 민주주의 후퇴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서울대 전체 교수가 1700명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따위의 말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부터 솎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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