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6.16 21:00 수정 : 2009.06.16 21:00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완승으로 발표된 지난 12일 이란 대선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가 격렬해져 적어도 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유혈사태를 빚었다고 한다. 이란 라디오 방송은 시위대가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에서 군사시설을 공격하고 공공자산을 탈취하려고 해 군이 시위대에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먼저 이란 정부와 야당은 더는 유혈충돌이 벌어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함께 하길 바란다. 중동 정세를 좌우할 핵심 국가인 이란이 유혈충돌의 회오리에 빠지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이로운 일이 아니다. 이번 시위가 촉발된 데는 이란 당국의 책임이 크다. 선거부정이 있었다는 확증은 없지만 선거관리 당국은 성 단위로 투표 결과를 발표하던 과거와 달리 수백만표씩 뭉텅이로 결과를 발표해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또 아마디네자드가 대도시에서 인기가 없음에도, 선거 결과는 그가 대도시는 물론 경쟁자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의 고향에서까지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무사비 지지자들로선 의혹을 가질 만한 상황이다.

무사비 지지자들은 정부의 봉쇄에도 아랑곳 않고 테헤란대학에서 혁명광장에 이르는 거리로 몰려나와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제 시위에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 규모인 100만명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자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혁명수호위원회에 선거 결과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제 이 위원회가 얼마나 믿을 만한 조사 결과를 낼지에 일차 위기 극복의 길이 달려 있는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시위에 지금의 이슬람 신정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담겨 있음을 현 지도부가 인식하는 일이다. 아마디네자드는 집권 이래 대내외적으로 강경보수 노선을 고수함으로써 개혁세력의 불만을 사왔다. 하셰미 라프산자니와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 등 개혁파들이 이번 선거에서 무사비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이번 시위가 간단치 않은 점은 바로 이런 개혁 정치세력과 체제 비판적인 일반 민중이 결합하고 있는 점이다.

제풀에 꺾였던 1999년과 2003년의 시위와는 근본적으로 달리 전개되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집권층이 국민의 변화 요구에 귀를 열어야 한다. 만약 강경진압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했다간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