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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용차, 끝까지 인내심 갖고 해법 찾아야 |
쌍용자동차 회사 쪽이 어제 용역 직원과 비해고 직원들을 동원해 평택공장 접수에 나섰다. 이들은 이미 공장 안으로 들어가 정리해고 대상 농성 직원들과 대치중이다. 경찰이 충돌을 막기 위해 투입됐지만 어떤 사태가 생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장 접수에 나선 회사 쪽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회사 쪽은 이날 오전 정리해고 대상자 976명 가운데 일부에게 일자리를 알선하고 희망퇴직을 추가로 받는 등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해고자를 우선 재고용 대상으로 삼고 무급휴직도 실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새 제안을 한 지 몇 시간도 안 돼 직원들을 대거 동원해 평택공장 접수에 나섰다. 경찰은 기자회견을 위해 밖으로 나온 노조 지도부와 변호사들까지 연행했다. 협상안은 대화를 하기 위해 제시하는 것이다. 힘으로 해결하려면 뭐하러 새로운 제안을 내놨는지 알 수 없다. 공장 접수를 위해 실력 행사 계획을 미리 짜놓고 여론 무마용으로 형식적인 타협안을 내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무엇보다 “노조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해놓고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 밀고 들어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단 새 제안을 했다면 상대에게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노조가 회사 쪽 제안을 거부했지만 그것이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어차피 새 제안을 했다면 설득과 협상을 진행할 시간이 필요하다. 앞에서 어르는 척하다가 뒤에서 치는 그런 방식은 특히 위험하다. 농성중인 노조원들을 자극해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 사태는 이제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정리해고 대상 노조원들은 위험물질이 많은 도장공장에 몰려 사수전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든 인명 피해를 내지 않고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러려면 회사가 더 이상의 무리한 공장 접수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기왕에 타협안을 내놓은 마당에 이를 사태 해결의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노조 역시 회사 제안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회사 쪽 방안을 무조건 받아들이란 얘기가 아니다. 나름대로 수정안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회사나 노조 쪽이나 마지막 절충을 시도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태를 원만히 마무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해법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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