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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10 20:16 수정 : 2009.07.10 20:16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어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장씨가 술시중을 강요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몇몇 사람의 혐의가 밝혀졌지만, 힘센 사람들은 대부분 불기소나 내사종결 처분 등으로 형사처벌 대상에서 빠졌다. 엄정한 수사 끝에 이런 결론이 내려진 것이 아니니, 의혹은 더 깊어졌다. 주어진 수사시간을 다 채우지도 않고 서둘러 사건을 덮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길 없다.

경찰의 수사는 시늉만 하다 만 듯하다. 경찰은 지난 4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본에 도피중이던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아무개씨가 검거되면 추가 수사를 통해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지난 3일 김씨가 국내로 송환된 뒤에도 경찰은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 김씨가 귀국한 뒤 본격 조사하겠다며 내사중지했던 <조선일보> 고위 임원 아들의 경우, 김씨의 추가 진술이 없었다는 이유로 아예 추가조사도 하지 않고 내사종결 처리했다.

조선일보 전직 임원 역시 장씨 등과 술자리를 함께했는데도 석연찮은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은 조선일보 고위 임원이나 다른 유력 언론인·금융인·기업인 등에 대해서도 김씨로부터 혐의사실을 입증할 만한 진술이 안 나와 어쩔 도리 없다는 태도다. 이는 혐의를 입증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중간수사결과 발표 때보다 오히려 형사처벌 대상이 줄어든 것도 그 결과일 터이다. 이러니 변죽만 울리면서 대놓고 봐주려 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장자연 사건은 ‘힘 있는 사람들’이 여성 연예인을 접대의 수단으로 삼은 사건이다. 접대를 강요하는 연예계의 억압적 구조, 추악한 뒷거래를 서슴지 않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권력관계, 힘 있는 자들의 도덕적 타락상이 장씨의 죽음과 함께 드러났다. 쉬쉬하며 소문으로 떠돌던 일이 사실로 확인됐으니 그 충격은 더했다.

이런 일이 더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려면 장씨가 왜 자살까지 하게 됐는지를 숨김없이 밝혀내야 한다. 술 말고 성접대까지 있었다는 장씨의 말은 사실인지, 접대를 받은 유력인사들은 어떤 대가를 줬는지 따위도 규명해야 한다. 검찰이 경찰처럼 대충 얼버무리려 한다면 의혹은 더 커지고 확산될 것이다. 검찰은 원점에서 제대로 다시 수사하길 바란다. 그것이 이땅의 여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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