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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13 21:20 수정 : 2009.07.13 23:31

검찰총장이 되겠다는 이가 이렇게 함부로 처신해도 되는 것일까.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쏟아져나온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비리 의혹들은 놀랍기만 하다. 비리 백화점이 따로 없다.

천 후보자와 그 가족들의 씀씀이부터 예사롭지 않다. 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받은 월급은 세금을 빼고 620만원 정도였다. 그런 그가 고가주택 구입과 고급차를 따로 빌리면서 부담해야 했던 차입금 이자, 관리비, 리스차 유지비 등 고정지출만도 월 1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정상적인 봉급생활자라면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천 후보자 가족들은 거리낌없이 돈을 썼다. 부인은 몇 달 사이에 서너 번 외국여행을 하면서 가방·구두에서 심지어 속옷에 이르기까지 한 번에 수천달러씩의 고가 명품을 구입했고, 아들 역시 소득 수준을 넘는 돈 씀씀이를 보였다고 한다. 비정상적으로 어디선가 돈을 조달하지 않는 다음에야 이러기는 힘들다.

천 후보자는 그런 ‘스폰서’로 의심되는 기업인과 국외 골프여행도 몇 차례 다녀왔다고 한다. 그는 천 후보자에게 집을 사라며 15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공직자와 기업인의 이런 유착관계는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 정·관계 로비사건 등 검찰 비리 수사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천 후보자의 경우에도 검사 윤리강령 위반이나 편의 제공 등 다른 위법은 없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위법 의혹도 드러났다. 천 후보자는 2006년과 2009년 각각 집을 사면서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렸다. 증여세 탈루의 위법을 따져야 한다. 그는 또 아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겠다고 강남에서 여의도로, 다시 강남으로 위장 전입신고도 서슴지 않았다. 역시 법을 어긴 것으로, 조사와 처벌의 대상이다. 엄정한 법 집행자여야 할 검사로선 적절치 않은 행동이다.

그런 천 후보자가 편파 시비가 일었던 사건에서 검찰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검찰 개혁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은 더욱 볼썽사납다. 잘못된 수사관행을 개선하겠다면서 이미 잘못이 뻔히 드러난 사건까지 문제없다고 우기고, 정치적 독립을 다짐하면서 아무것도 고치지 않겠다면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모로 천 후보자는 검찰총장감이 아니다. 자진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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