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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24 19:43 수정 : 2009.07.24 19:43

미국이 대북 제재 국면에서도 ‘포괄적 패키지’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한 협상 틀 짜기의 시작이다. 이런 흐름을 잘 살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제대로 된 협상이 시작되도록 관련국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그제 끝난 아세안지역포럼(ARF)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비가역적 비핵화에 나선다면 미국과 파트너들은 보상과 북-미 관계 정상화 기회 등이 포함된 패키지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북 협상의 큰 뼈대를 일부 제시한 것이다. 앞서 방한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역시 제재와 대화라는 대북 ‘투 트랙’ 접근을 밝히면서도 강조점을 대화에 뒀다.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하지 않고 핵 폐기 의지를 분명히할 경우 협상 국면으로 빨리 전환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확인된다.

미국의 이런 뜻은 최근 직접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석 달 이상 억류돼 있는 미국 여기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활발한 의사교환이 이뤄지는 듯하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도 아세안지역포럼을 계기로 만나 대북 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6자회담 틀을 유지하면서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다. 북한은 모든 갈등의 원인을 미국의 적대시 정책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핵문제 해결 노력과 북-미 관계 개선 등은 함께 갈 수밖에 없으며, 대화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게다가 강화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돼 실행되는 데서 보듯이, 북한의 고립은 이전보다 더 깊어진 상태다. 지금 미국이 내미는 손을 북한이 거부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 관계를 재조정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이번 협상 기회를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는 우선 포괄적 패키지의 내용을 충실하게 채워 대북 대화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그 이전에 협상 분위기 조성에 핵심 구실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려면 꽉 막힌 남북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 북한의 변화만 기다릴 게 아니라 먼저 바뀐 모습을 보여주는 정부의 대승적 태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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