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8.06 22:35 수정 : 2009.08.06 22:35

사설

두 달 넘게 계속된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가 대타협을 통해 일단락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충돌 과정에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긴 했지만 큰 불상사 없이 끝나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타협은 쌍용차 회생을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 노사가 어렵게 타협점에 합의한 만큼 정부나 채권단 등도 쌍용차가 조기에 회생할 수 있게 적극적인 자금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노사가 정리해고안에 합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주말 ‘끝장 협상’에서 양쪽이 서로 양보하면서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르렀음에도 정리해고를 두고 막판에 결렬됐다. 노조는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974명 모두를 무급휴직 등을 통해 회사에 남도록 해달라고 했지만 회사 쪽은 이들 가운데 60%를 해고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이번에 회사가 해고자 비율을 52%로 낮추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합의에 이르렀다. 회사 쪽은 52%의 정리해고를 관철했고, 노조는 48%를 구제하게 됐다. 서로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한 발짝씩 양보함으로써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이번 파업 사태가 장기화한 데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 접점을 찾아나가는 데 미숙한 사회 분위기 탓이 크다. 서로 명분에 매달리다 보니 실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사태만 악화시켰다. 다행히 막판에 타협을 이루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양쪽 다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문화가 성숙해지길 바란다.

이제 파업이 마무리된 만큼 노사는 그동안 응어리진 앙금을 말끔히 풀고 회사 살리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노조와 회사가 합의안을 성실히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합의안을 두고 뒷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상호 신뢰가 무너져 노사가 한 몸이 되기 힘들다. 노사가 합심해 전력을 다해도 회생이 힘든 마당에 또다시 노사가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면 그때는 정말 희망이 없다.

정부와 채권단도 지금까지의 방관자적 태도에서 벗어나 쌍용차 회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마땅하다. 쌍용차 문제를 단지 일개 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봐서는 안 된다.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정부 개입은 불가피하다. 특히 하청업체까지 포함해 20만명의 생계가 달려 있고, 평택시의 지역경제도 쌍용차의 향방에 따라 좌우된다. 채권단은 운영자금 등을 추가로 투입해 회사가 조기에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격렬한 노사 충돌 과정에서 손해배상 소송, 체포영장 발부 등 많은 사법적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들을 완전히 없던 일로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이미 농성자들이 자진 해산할 경우 최대한 선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쌍용차 정상화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형사처벌 대상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쌍용차는 현재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이번 타협은 법원의 최종적인 회생 결정을 받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 앞으로 고비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갈등 없이 노사정 모두 힘을 모아 쌍용차 살리기에 진력하길 바란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