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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13 22:07 수정 : 2009.08.13 22:07

북한 당국에 체포돼 넉 달 넘게 억류 상태에 있던 현대아산 직원이 어제 서울로 돌아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평양 방문길에 오를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가슴 졸이며 그의 생환을 기다렸을 가족들이 큰 시름을 덜게 돼 무척 다행이다.

그의 귀환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일시에 푸는 만병통치약은 물론 아니다. 동해에서 북한에 나포된 연안호 선원들의 귀향 문제도 아직은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엄밀히 말하면 그의 귀환은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있던 큰 장애물 하나가 사라진 것 정도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귀환은 꽉 막힌 남북관계에 숨통을 틔워주면서 양쪽의 교류협력을 더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남북 당국이 이런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 나가느냐이다.

지금 남북 사이에는 서로 결단을 내려 매듭지어야 할 사안이 수없이 많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째 중단 상태에 놓인 금강산 관광도 이제는 재개해야 할 시점이 됐다. 침체 일로에 있는 개성공단에도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중단으로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애타는 처지도 더는 외면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 당국 모두 자기 고집과 자존심만 앞세우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한반도 상황이 악화할수록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남북 모두임을 그동안의 경험은 말해주고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북한 쪽의 전향적인 조처도 중요하지만, 남쪽 정부 역시 강경대응 일변도의 자세에서 벗어나 대북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한 때다.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도 재개하고, 그동안 빗장을 걸었던 민간 차원의 방북 문호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특히 6·15 남북정상합의, 10·4 남북공동선언 등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남북 합의 사항을 존중하겠다는 방침 천명은 남북관계 개선에 필수적이다.

현재 한반도 상공을 뒤덮고 있는 짙은 먹구름은 북핵 문제라는 난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쉽게 사라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북핵 문제 역시 남북 간의 신뢰회복 없이는 결코 해법을 찾아 나갈 수 없다.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억류직원의 귀환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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