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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19 20:52 수정 : 2009.08.19 20:52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과학기술위성 2호를 우주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나로호는 어제 이륙을 불과 7분56초 남겨놓고 기술적인 결함 때문에 발사가 중지됐다.

나로호 발사가 중지된 것은 우주개발의 길이 얼마나 멀고도 험한지를 잘 보여준다. 인공위성 발사는 작은 결함 하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결코 무리하게 강행할 일이 아니다. 발사 중지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진행해온 준비작업 전반을 다시 돌아보고 철저히 재점검하기 바란다.

나로호 발사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애초 한국-러시아 공동개발이라고 했던 1단 로켓이 실제로는 러시아가 단독으로 개발한 ‘안가라’ 로켓이었고, 우리는 1단 로켓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갖지 못했다. 게다가 안가라 로켓은 러시아가 한번도 발사를 해보지 않은 차세대 우주발사체였다. 나로호를 러시아 신형 우주발사체의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나올 만한 상황이다.

물론 질책만 할 이유는 없다. 러시아 1단 로켓을 장착했지만 2단 로켓을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했고, 발사시스템 설계와 발사대 제작 등에 참여함으로써 준비 과정에서 나름대로 기술적 진전을 이뤄낸 것 또한 사실이다. 위성 발사를 시도한 나라들이 첫 발사에 성공한 비율이 28%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나로호가 언제 발사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몇 차례의 발사 연기와 기술적 점검을 거친 뒤에도 다시 발사가 중지된 것은 발사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앞으로의 일정에 구애받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도 우주개발을 무리하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 독자적인 추진 로켓도 개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2025년 달 탐사 착륙선을 쏘아올리겠다고 발표한 것부터가 단적인 예다. 당당한 우주 선진국 대열에 들고자 한다면 조급한 성과를 기대하기 이전에 기초적인 기술부터 하나씩 확보해 가야 한다. 관련 기술과 인력에 대한 투자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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