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8.25 19:45
수정 : 2009.08.25 19:45
사설
남북 적십자회담이 오늘부터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인도적 현안을 다루는 첫 접촉이자 남북관계의 새 출발을 알리는 회담이다. 그간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있었으나 대결적 분위기였던 반면, 이번 회담은 남북관계 복원이라는 목표 아래 개최되는 까닭이다.
양쪽은 이달 중순 현대그룹과 북쪽이 합의한 대로 추석을 전후해 순조롭게 이산가족이 만나도록 충분히 논의하기 바란다. 인도적 현안 협의는 남북관계의 기본인데도 2년 가까이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것은 이제까지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만에 하나라도 작은 절차 문제 등으로 틀어져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번 회담은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백두산관광 추진 등 남북 합의사항을 차질 없이 진척시키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특히 금강산관광 재개는 이산가족 상봉과 직결된데다 안전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해야 하는 만큼 별도의 당국간 접촉이 빨리 있어야 한다. 정부는 북쪽에 오래 억류됐다가 풀려난 현대아산 직원에 대한 조사 결과 그와 북쪽의 잘못이 모두 확인됐다고 어제 발표했다. 개성공단을 활성화하려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와 관행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북쪽 특사 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면담에 이은 양쪽 회담 재개 등으로 남북관계가 풀리고 있긴 하지만 전망이 꼭 밝지만은 않다. 관계 진전에 필수적인 신뢰가 여전히 부족한 탓이다. 서로 신뢰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접촉을 많이 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북쪽이 보여주는 대화 의지를 받아들여 안정적 대화 틀을 구축하고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는 것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다. 남북관계의 근본적 진전을 위해서는 10·4 및 6·15 선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분명한 이행 의지 표명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얼마 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찾은 데 이어 북쪽이 최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요청했다고 한다. 미국은 대북 대화를 진척시킨다는 원칙 아래 조건과 실효성을 따져보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 진전은 관련국들의 핵문제 해결 노력을 활성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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