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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시기에 혼란스런 미국의 조처 |
북한 핵 문제와 6자 회담 재개에 대한 북한의 최종 결심을 코앞에 두고 상황 전개에 악영향을 끼칠 조처들이 미국 쪽에서 잇따라 나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서 벌이던 한국전쟁 미군유해 발굴을 갑자기 중단하고, 스텔스 전폭기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하는가 하면,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6자 회담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 등이 대표적 사례다. 북한이 핵 포기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압박하는 것이겠지만, 당사자인 북한이 군사적 위협이라며 반발해 한반도 긴장이 더 높아질 위험성도 안고 있다.
물론,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내의 협상파들이 북한을 대화의 자리로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뉴욕 채널’을 통해 부시 정부의 뜻을 전달받은 북한이 막바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미국 쪽의 이런 혼란스런 메시지와 자극적 언행이 북한의 회담 복귀 결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터이다.
남북은 평양 6·15 다섯 돌 행사에 정부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연이어 남북 장관급 회담을 서울에서 열기로 하는 등 8개월 만에 대화를 복원했다. 대화 재개는 북핵 문제 해결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 구실을 할 것임이 분명하다. 또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방향을 제시할 한-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1일 워싱턴서 열릴 예정이다.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미국 강경파가 북한을 자극하거나 회담 기피 빌미를 제공할 부정적 언행을 하는 것을 극력 경계한다. 우리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다해 이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북한도 더는 뜸을 들이지 말고 6자 회담에 나와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펴기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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