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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G2에 걸맞은 책임감 보여야 |
1949년 마오쩌둥이 “중국 인민은 일어섰다”고 세계에 선언한 지 60돌이 되는 오늘 중국은 또다시 지구촌에 새로운 웅비를 선언한다. 천안문광장은 오성홍기의 물결로 뒤덮이고, 모두 중국산으로 만들었다는 52종의 첨단무기를 앞세운 군사퍼레이드가 펼쳐질 예정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그동안의 경제적 성취를 바탕으로 좀더 평등하고 조화로운(和諧) 사회 건설을 다짐할 것이다.
내전과 외침에 시달리던 100여년 고통의 시대를 끝내고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지 60년 만에 미국과 함께 ‘G2’의 반열에 오르는 위업을 이뤄낸 중국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지난 60년의 중국 역사는 현대사의 거대한 실험장이었다. 문화대혁명으로 대표되는 마오쩌둥의 영구혁명론은 한때 사회주의운동에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결국은 실패로 끝났다. 이어 등장한 덩샤오핑은 ‘선부론’을 앞세우며 개혁·개방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뒤 30년 동안 중국은 연평균 8.6%라는 유례없는 고도성장으로 세계 3위 경제대국이 됐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는 중국의 경제 규모가 2025년에는 일본을, 205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1위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벌써부터 ‘팍스시니카’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그러나 중국이 명실상부한 G2가 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불균등 성장으로 빚어진 사회경제적 격차의 시정이 시급하다. 연안과 내륙, 부자와 빈자 사이의 격차가 한 나라, 한 국민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수민족과의 갈등 해소도 심각한 현안이다. 신장위구르 사태에서 보듯이 역사적 차별 경험은 쉽게 한족에 대한 분노로 발화돼, 심각한 사회불안을 야기한다. 정치적 자유의 신장 문제 역시 중요한 과제다.
중국이 세계적 리더십을 가지려면 또다른 패권국이 돼서는 안 된다. 동북공정 따위로 주변국을 자극하지 말고 피침의 역사적 경험을 약소국에 대한 공감으로 승화시켜 평화와 공존의 국제질서를 주도하기 바란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크다.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상대국일 뿐만 아니라 6자회담 주관국이자 정전협정의 한 당사자로서 중국은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통일 문제에서 큰 구실을 할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와 한반도 평화의 책임 있는 당사자로서 중국이 긍정적 구실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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