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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07 21:49 수정 : 2009.10.07 21:49

오스트레일리아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3%에서 3.25%로 올렸다.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발생 이후 금리를 올린 것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처음이다. 이른바 ‘출구전략’을 가시화한 셈이다. 이는 지난달 열린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에 합의했던 걸 고려하면 예상 밖의 조처다. 이번 조처로 출구전략 국제공조가 무너진 만큼 우리도 이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는 출구전략 시행이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경제가 아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정부의 부양책 철회나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최근 환율 급락과 주가 하락 등 불안정한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일리 있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저금리정책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각종 경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구전략의 시기와 수준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가 금리를 올린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나라가 전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서다. 오스트레일리아 주택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국내 부동산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국내 주택가격은 최근 상승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올 들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도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할 상황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나라마다 여건이 다를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해 4분기에만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올해는 플러스 성장을 예상하는 등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장 출구전략을 시행할 만큼 경제가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물가 상승 움직임도 크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가 출구전략 논의 자체에 쐐기를 박는 등 경직된 자세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다. 국제회의에서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의 대변자를 자처할 일도 아니다. 세계경제가 조금씩 회복 속도를 높이고, 국내 자산가격 상승세도 여전한 만큼 언제라도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 자산거품이 생긴 뒤 뒤늦게 허둥대다 더 큰 비용을 치르는 잘못을 범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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