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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08 20:38 수정 : 2009.10.08 20:38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금값이 치솟으면서 온스당 1050달러를 오르내리는가 하면 중국·러시아 등은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도 새로운 기축통화 체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달러 시대가 막을 내리는 대전환기에 들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달러의 위기가 당장 가시화하는 것은 아니다. 막대한 달러를 외환보유액으로 가지고 있는 중국과 중동 산유국들이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러시아와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결제 때 달러 대체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영국 <인디펜던트> 보도에서 보듯이 주요 국가들이 어느 순간 달러를 외면하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대안으로는 국제통화기금을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삼자는 제안에서부터 달러·유로·위안 등 주요 통화를 혼용해 기축통화로 쓰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어디에도 확실한 대안은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축통화를 파운드에서 달러로 변경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달러가 금본위제를 택하고 있었고,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금본위제가 폐지됐고 어느 통화도 그만한 위상을 갖고 있지 못하다. 새로운 대안이 나올 때까지 혼란은 불가피하다.

우리에겐 당장 원-달러 환율 하락이 문제다. 이 추세라면 머지않아 1000원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 수출만 믿고 있다가는 앉아서 또다른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그나마 국제금융체제의 혼란을 피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무역 일변도의 성장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내수 중심의 선진국형 경제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달러 추락의 여파는 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구매력을 위축시키고 미국식 금융시스템을 퇴조시키면서 모든 사회경제적 환경까지 변화시킬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정치·외교 분야에까지 큰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때맞춰 일본이 아시아 중시 외교로 돌아서는 등 동아시아의 국제관계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칫 과거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가 낭패를 보지 않도록 장기적이고 큰 안목의 청사진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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