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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31 19:33 수정 : 2005.05.31 19:33

이라크 북부 에르빌의 한국군 자이툰 부대 주둔지가 저항세력의 포탄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도 부대에서 8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발 사건이 있었으나, 이번 공격은 분명한 의도 아래 이뤄졌다는 점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제2, 3의 공격도 예상된다.

최근 상황을 보면 이번 공격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우선 이슬람 시아파와 쿠르드족을 위주로 한 새 이라크 정부가 출범한 이후 쿠르드 자치지역의 중심지인 에르빌은 저항세력의 중요한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5월4일 자이툰 부대에서 8킬로미터 떨어진 에르빌 시내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공격으로 70여명이 숨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게다가 자이툰 부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주둔지 부근 이라크 정규군 부대의 병력을 대상으로 군사훈련을 해오고 있다. 에르빌에 들어설 유엔 이라크원조기구 청사 경계와 요원들에 대한 경호 임무도 요청받은 상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점령을 반대하는 이라크인 처지에서는 한국군도 미군과 다를 바 없는 점령군인 것이다.

정부는 평화·재건을 위해 파병한다고 했으나, 미군과 저항세력의 충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런 파병 목적이 가당키나 한 것인지 자성해 봐야 한다. 미국의 요구 때문이라면 지금까지 한 것으로도 충분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부도덕한 전쟁터에서 평화·재건을 하겠다고 더는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된다. 이미 지난해 김선일씨와 여러 명의 노동자가 숨진 데 이어 새로운 희생자가 나올 참이다. 경계초소를 늘리고 순찰을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자이툰 부대의 활동 시한은 올해 연말로 돼 있지만 그때까지 기다려서는 늦다. 미국의 압력을 못 이겨 병력을 보낸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희생자를 내고 철군했거나 하려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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