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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26 22:15 수정 : 2009.10.26 22:15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보다 무려 2.9%나 늘어났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 2분기에도 1분기보다 2.6% 증가했으니 우리 경제가 2분기 이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전체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좋은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란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직후 급락했던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2~3분기 연속 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한국은행이 분석한 대로 민간 부문의 자생력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재정 확대와 통화 증발을 통해 가라앉던 경기를 억지로 떠받쳐 왔다. 이제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런 시점에 민간 부문이 살아난다면 지금까지의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 같은 고성장이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우리 경제가 3분기에 높은 성장세를 보인 데는 수출 호조와 재고 조정 효과가 가장 컸다. 세계 경제의 개선 속도가 예상외로 빨라 수출이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급속하게 진행되던 재고 조정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성장률 수치가 높아진 것이다. 이는 앞으로 재고 조정 효과에 따른 성장률 상승은 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수출주도형인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의 부침에 좌우되는 취약한 구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오히려 감소하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3분기에 성장세를 이끈 제조업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취업자는 오히려 줄었다. 전체 취업자 수도 경제성장률만큼 늘지 않고 있다. 아무리 경제성장률이 높아져도 내 생활 수준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경제 성장이 내수보다는 수출에 좌우되는 수출주도형 경제체제가 갖는 구조적인 한계다.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 성장의 과실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하려면, 수출과 내수의 연계고리를 강화하고 내수를 더욱 진작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높은 성장률에 기뻐하기에 앞서 정책당국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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