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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1.11 21:45 수정 : 2009.11.11 21:45

미국 정부가 그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8월 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북-미 대화 통로를 연 지 3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두 나라는 뉴욕 창구와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의 방미 접촉 등을 통해 대화 재개 문제를 협의해 왔다. 이번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발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북-미 사이에 대화의 의제와 형식 등에 합의가 이뤄졌음을 뜻한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그것도 7년여 만에 서해교전이 재발했음에도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사실을 발표했다. 미국이 지난달 초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 이후 방향을 굳힌 ‘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 노선’ 쪽으로 한발 더 내디뎠음을 보여준다. 곧, 이번 방북을 기점으로 본격적 협상 국면이 열릴 것임을 예고한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지나치게 조심스런 자세에서 벗어나 협상 분위기 조성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본질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풀 가장 중요한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 두 나라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미국 정부 설명대로 이번 방북이 북-미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라고 하더라도, 양쪽이 협상 상대로 서로를 믿지 못한다면 6자회담은 순조롭게 재개될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이 핵 포기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자신의 구상을 충분히 밝히고 깊이 있는 대화를 끌어내야 한다.

북한은 지난 6년 동안 핵 문제 논의를 위한 대화 틀로 자리잡아온 6자회담을 무시하고 미국과의 대화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6자회담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안전보장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경제 지원 등의 논의를 진척시킬 최선의 틀이다. 북한이 계속 경직된 모습을 보인다면 어렵게 대북 대화에 나선 오바마 행정부도 나라 안팎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이라는 큰 흐름에 맞서려고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주도적 구실을 할 수 있는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서해교전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처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이런 소극적인 자세에 머물러선 안 된다. 그 출발점은 남북관계 개선이다. 남북관계 수준과 한반도 관련 사안에 대한 발언권은 함께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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