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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일어나다니 |
부산에서 정말 어처구니없는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실내 실탄사격장에서 불이 나 일본인 관광객 8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화상을 입은 것이다. 내부 구조가 그리 복잡하지도 않은 실내사격장에서 어떻게 순식간에 10여명의 사상자가 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참사를 당한 만큼 후속 조처에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번 참사는 다중이 모이는 일반 대중시설 등이 화재에 아주 취약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그동안 지하 노래방이나 고시원 등에 불이 났을 때 인명 피해가 의외로 큰 경우가 적잖았다. 소방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하고 비상 대피 체계를 제대로 갖추기만 해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도 같은 유형의 대형 사고가 재발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실내사격장도 불이 났을 때 살수기(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조차 제 기능을 못했다. 더는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중시설에 대한 철저한 안전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참사는 외국인 관광객 안전에 대해 많은 숙제를 남겼다. 외국인 관광객은 국내 지리나 관습, 제도 등 모든 면에 낯설다. 따라서 화재와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내국인에 비해 그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만큼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이다. 이번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에서 일본인 관광객 사망자가 유독 많았던 것도 이런 탓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물론 여행사 직원들도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별도의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앞서 일본인 관광객 등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신속한 사고 수습과 함께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책임을 사고가 난 업소에만 떠넘기기에는 사안이 그리 간단치 않다. 특정 업소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하더라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희생된 만큼 정부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국내 관광업계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정부와 관광업계의 공동 대응은 불가피하다.
이국땅에서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일본인 관광객 8명을 포함한 희생자 10명의 명복과 함께 부상자들의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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