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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세계 현안에 좀더 적극적인 대응을 |
중국을 방문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어제 정상회담을 열고 거시경제 분야에서부터 우주개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관계의 건전한 발전이 단순히 두 나라를 넘어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세계적 경제위기의 해결과 기후변화회의 성공, 핵확산 저지 등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미국에 이어 ‘G2’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 세계가 직면한 여러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핵 관련 분야다. 두 정상은 북한과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그동안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중국의 후 주석은 “중국은 국제사회가 핵 비확산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이란 핵문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보진전이라 할 만하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의 입장은 한층 가까워졌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을 포함시켰고,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거듭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후 주석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국과 미국 양국은 물론 유관 당사국들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제 두 나라 정상의 이런 의지에 북한이 답해야 할 차례다. 아울러 북한은 물론 우리나라도 그동안의 대결적 자세를 접고 새롭게 열린 대화의 장에 적극 참여해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한 도정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지구촌에서 두 나라가 갖는 비중에 비추어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다. 현안인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와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가 그것이다. 두 정상은 다음달 코펜하겐 회의에서 즉각 효력을 갖는 협약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내용에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후 주석은 거시정책에서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관심의 초점이 돼온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물론 쉽지 않은 사안이지만,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좀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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